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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화분 세 개 분갈이한 오전

by dbrkdud 2026. 9. 5.

 

 

주말 아침, 눈 뜨자마자 왠지 모를 이불 박차고 나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거든요. 뭘 할까 하다가 며칠 전부터 맘에 걸리던 화분들 생각이 났어요. 딱 세 개인데, 좀 휑해 보이기도 하고 흙도 오래돼서 갈아주고 싶더라고요.

갑자기 닥친 분갈이의 습격

분갈이? 그거 뭐 대단한 거라고

솔직히 처음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흙 사다가 툭툭 갈아주고 물 주면 끝나는 거 아니냐고.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제일 쉬운 화분부터 시작했죠. 다육이 화분이었는데, 흙을 털어내고 새 흙을 채우는데... 어라? 흙이 왜 이렇게 척척 달라붙는 건지.

 

손은 엉망진창이고, 흙은 자꾸만 바닥에 떨어지고. 털어낸 식물 뿌리도 생각보다 엉켜 있어서 그걸 풀어주는 데 한참 걸렸어요. ‘아, 이게 그냥 흙만 갈면 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그때부터 들기 시작했죠.

생각보다 복잡한 '새 흙'의 세계

어떤 흙을 써야 할까, 고민의 시작

처음엔 그냥 '분갈이용 흙'이라고 아무거나 사면 되는 줄 알았어요. 마트에서 제일 흔하게 보이는 거 집어왔는데, 집에 와서 다시 보니 종류가 너무 다양한 거예요. 상토, 분갈이흙, 배양토...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

 

결국 인터넷 검색을 폭풍으로 했죠. 대부분의 글에서 ‘식물마다 맞는 흙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하필 제가 분갈이하려는 애들이 다 다른 종류인 거예요. 하나는 잎이 넓은 몬스테라 같은 애고, 하나는 잎이 얇은 스킨답서스, 마지막 하나는 쪼꼬만 다육이.

 

그제야 깨달았죠. 몬스테라는 물 빠짐이 중요하고, 다육이는 건조하게 키워야 한다는 걸. 각각에 맞는 흙 비율을 맞춰주지 않으면 오히려 식물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약간의 불안감이 엄습했죠.

진짜 '시행착오'라는 것을 경험하다

흙에 펄라이트랑 마사토를 섞는 순간

그래도 뭐, 일단 해보자는 심정으로 흙을 섞기 시작했어요. 몬스테라한테는 상토랑 펄라이트, 마사토를 섞어줬는데, 비율을 대충 눈대중으로 했거든요. 펄라이트가 너무 많았는지, 흙이 훅 하고 가벼워지는 느낌이었어요. ‘괜찮겠지’ 하고 심었는데, 물을 주자마자 흙이 쑥 꺼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물이 너무 빨리 빠져버린 거죠.

 

반면에 다육이 흙은 너무 뻑뻑하게 만든 것 같아요. 마사토 비율을 너무 높였나 봐요. 흙을 만졌을 때 돌멩이 만지는 느낌이 강하더라고요. ‘이거 물 주면 흙이 그냥 흘러내리는 거 아니야?’ 하는 걱정이 앞섰죠.

 

그때 깨달았어요. 그냥 흙을 섞는 게 아니라, '밸런스'라는 게 중요하구나. 인터넷에서 본 정보는 많았는데, 그걸 실제로 내 손으로 맞춰내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죠.

세상에, 이건 '흙'이 아니라 '콘크리트'잖아?

식물 하나를 살리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가장 큰 충격은 세 번째 화분, 잎이 좀 넓은 식물이었어요. 분갈이 과정에서 흙을 너무 꽉꽉 눌러 담았는지, 심고 나서 물을 줘도 흙 속으로 전혀 스며들지 않는 거예요. 마치 콘크리트에 물 붓는 것처럼 흙 표면 위에서만 맴돌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결국 다시 흙을 다 파냈어요. 이미 뿌리도 엉망인데, 흙까지 제대로 안 들어가면 소용없잖아요. 다시 흙을 털어내고, 뿌리를 조심조심 풀고, 물 빠짐이 좋게 흙을 조금 더 섞어서 조심스럽게 다시 심었죠. 이 과정에서 식물 잎 몇 개가 떨어져 나갔어요. 마음이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진짜 ‘경험’이라는 건,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우는 건가 봐요. 책이나 영상으로만 봤을 때는 절대 알 수 없는, 손끝으로 느껴지는 흙의 질감, 식물의 상태 같은 것들이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직감으로 느끼는 순간, 뭔가 달라지더라고요.

결론: 흙도 알고 보면 전문가의 세계

다음엔 뭘 시도해볼까

결국 세 개의 화분 분갈이를 다 마치고 나니, 손은 엉망진창에 온몸은 땀범벅이 됐어요. 그래도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은 있더라고요. 특히 마지막에 다시 흙을 파내고 조심스럽게 심은 화분은, 물이 흙 속으로 잘 스며드는 걸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건, 화초 키우는 게 생각보다 훨씬 섬세한 작업이라는 거예요. 그냥 흙만 갈아주면 될 줄 알았는데, 식물 종류에 따라 흙의 배합이 달라져야 하고, 물 빠짐과 통풍도 신경 써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앞으로는 분갈이할 때 좀 더 공부를 하고, 흙 배합도 신중하게 해야겠어요. 어쩌면 다음엔 직접 흙을 만들어볼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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